선로를 여는 사람은 꼭 여러 명이어야 할까요
새벽빛이 막 번질 때였어요. 차량기지 선로 한 토막에만 페인트 표시가 찍혀 있었고, 옆에는 길이를 맞춰 잘라 둔 새 레일이 누워 있었죠. 딱 그 구간만 열고 바로 갈아 끼워야 선로가 틀어지지 않습니다.
세균이 자기 유전물질을 고칠 때도 이 일과 비슷합니다. 긴 선로가 유전물질이고, 짧은 안내 조각은 페인트 표시, 새 조각은 교체할 레일이에요. 보통은 여러 부품이 한꺼번에 붙어야 깔끔한 교체가 된다고 여겨졌는데, 재밌는 건 꼭 그럴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는 점이었어요.
흙에 사는 S. virginiae 안에서는 장비가 유난히 간단해 보였어요. 중심에서 일하는 SviCas3도 이 부류에선 작은 편이었고요. 주소표와 새 조각을 함께 실은 임시 고리로 넣자, 페니실린 처리와 얽힌 유전자 구간들을 없애거나 바꾸는 일이 됐고, 한 번 손본 세포에서도 다음 교체가 이어졌습니다.
더 놀라운 장면은 이 도구를 E. coli로 옮겼을 때 나왔어요. 교체 작업에 붙을 거라던 준비 부품들이 빠져도 됐고, 선로를 읽어 주는 짝꿍들까지 없어도 SviCas3 하나로 잘라 내기와 끼워 넣기가 이어졌습니다. 표시된 주소와 양끝이 맞는 새 조각만 있으면, 낯선 작업장에서도 그곳 수리 인력이 움직인 셈이었죠.
손대기 까다로운 Corynebacterium에서도 같은 방식이 닿았습니다. 더 널리 알려진 절단 도구로는 세포가 버티지 못할 때가 있는데, 여기선 교체가 되긴 했어요. 다만 힘은 조금 약했고, 옛 선로와 새 선로가 섞인 집단도 보였습니다. 그래도 여러 끝모양과 다른 길이의 새 조각을 받아냈고, 살펴본 옆자리들에선 뜻밖의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직 다 풀린 건 아니에요. 왜 SviCas3가 익숙한 큰 팀 없이도 이 일을 시작하는지는 남아 있습니다. 확인도 몇몇 자리만 봤고요. 그래도 대비는 선명해요. 여러 명이 달라붙어야 할 것 같던 선로 교체가, 어떤 세균에선 작은 작업자 하나와 정확한 표시, 맞는 새 조각만으로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