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바람을 타고 나는 종이비행기
거대한 격납고가 숨을 죽입니다. 연구팀이 특수 제작된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려던 참이거든요. 목표는 저 멀리 있는 착륙 지점에 정확히 닿는 겁니다. 가장 큰 숙제는 비행기에게 '어떤 길로 날아가라'고 알려주는 방법이었죠.
예전에는 공중에 수천 개의 쇠로 된 링을 줄줄이 매달았습니다. 비행기가 첫 번째 링, 두 번째 링을 차례로 통과하게 만든 거죠. 방식은 확실했지만, 경로가 조금만 복잡해져도 링을 엄청나게 많이 설치해야 해서 시스템이 무겁고 둔했습니다.
그래서 팀은 링을 전부 걷어냈습니다. 대신 바닥에 똑똑한 선풍기들을 깔아서 보이지 않는 '바람의 강'을 만들었죠. 이제 비행기는 정해진 관문을 통과하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공기의 흐름을 타고 서핑하듯 미끄러져 나갑니다.
이 바람길은 아주 유연합니다. 코너가 까다로우면 비행기가 저절로 곡선을 그리며 돌고, 길이 쉬우면 쭉 뻗어 나갑니다. 비행의 '깊이'는 이제 링의 개수가 아니라, 그저 바람 속에 머무르는 시간으로 결정되죠.
경로를 수정할 때 진짜 마법이 일어납니다. 보통은 어디서 틀렸는지 알기 위해 비행의 모든 순간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둬야 해요. 그러면 저장 공간이 금방 꽉 차버리죠. 하지만 바람을 타는 방식은 녹화가 전혀 필요 없습니다.
비행기가 도착한 위치만 보고 수학 공식으로 바람을 거꾸로 추적하면 되거든요. 마치 시간을 되감듯이 출발점까지 바람길을 짚어 올라가면, 저장 장치 없이도 어느 선풍기를 조절해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링 사이를 건너뛰는 게 아니라 흐름을 타기 때문에, 3.4초든 9.1초든 우리가 원하는 아무 때나 비행기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딱딱한 계단 대신 부드러운 미끄럼틀을 탄 덕분에, 계산은 더 가볍고 움직임은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