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진 조율기, 그리고 컴퓨터의 ‘모르겠어요’
동네 회관에서 오케스트라가 몸을 풀고 있었어요. 바이올린 연주자가 조율기를 끼웠는데, 음이 한참 틀린데도 불이 하나도 안 켜졌습니다. 초록도 빨강도 없이 깜깜하니, 어디로 맞춰야 할지 손이 멈췄어요.
요즘 어떤 컴퓨터는 답만 찍지 않고, “얼마나 확실한지”도 같이 내놓으려 합니다. 조율기가 “이 음일 가능성” 불빛을 음마다 따로 갖는 것처럼, 답 후보마다 ‘근거 불빛’을 모아 자신감을 만들죠. 근데 이런 방식이 오히려 더 잘 틀릴 때가 있었어요.
숨은 함정은 ‘근거가 거의 영인 구역’입니다. 어떤 입력은 정답을 알고 있어도, 모든 후보의 불빛이 거의 꺼져 버려요. 음 후보는 ‘분류 후보’, 불빛은 ‘근거’, 줄감개를 돌리라는 힌트는 ‘고쳐야 할 방향’입니다. 전부 깜깜하면, 힌트도 거의 안 생깁니다. 한 줄 takeaway: 불이 다 꺼지면, 정답을 알려줘도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불빛을 켜는 방식도 문제 크기를 바꿉니다. 어떤 방식은 점수가 조금만 낮아도 불을 딱 꺼 버려서 조율기가 갑자기 먹통이 된 것 같아요. 또 다른 방식은 완전히 꺼지진 않지만 너무 희미해서 도움이 안 됩니다. 지수처럼 키우는 방식은 깜깜한 구역이 더 작고, 불빛이 약할수록 “이쪽이에요”라는 밀어주는 힘이 더 남습니다.
그래서 팀은 한 가지를 더 넣었습니다. 조율기가 깜깜할 때만, 정답 음의 불빛을 더 세게 밀어 올리는 규칙이에요. ‘지금 얼마나 깜깜한지’를 저울추처럼 써서, 더 깜깜할수록 더 강하게 밀고, 불빛이 살아나면 그 힘은 저절로 줄어듭니다. 지휘자가 조율기 불이 꺼질 때만 손가락으로 음을 딱 짚어 주는 느낌이죠.
이 고친 버전은 여러 그림 문제에서, 근거가 거의 영인 채로 붙잡힌 경우가 확 줄었습니다. 맞히는 정도도 좋아지고, 설정을 조금 건드렸다고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어요. 연습 끝에 조율기는 “모르겠어요”를 말하더라도 완전 암흑은 아니었습니다. 희미하게라도 불이 켜져 있으니, 다음 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