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속에 숨겨진 복권 한 장
거대한 정글 앞에 수천 명의 탐험대가 서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들은 서로 밧줄로 엉킨 채 반대편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웅장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작정 사람을 많이 밀어 넣어서 누구 하나라도 길을 찾길 바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거대 인공지능도 처음엔 딱 이런 모습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탐험대는 정글을 건너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지나온 길을 자세히 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대부분의 대원은 그저 남들에게 휩쓸려 다녔을 뿐, 실제로 길을 개척한 건 아주 소수의 '정예 멤버'들이었습니다. 수천 명 중 대부분은 사실 없어도 되는 존재였던 셈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실험을 해봅니다. 길을 못 찾은 대원들은 모두 집으로 보내고, 성공한 소수의 정예 멤버만 남깁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이들을 성공한 지점에 두는 게 아니라, 기억을 지운 채 맨 처음 출발했던 그 자리, 그 자세 그대로 다시 세워두는 겁니다.
놀랍게도 이 소수 정예 팀은 거대한 군대 없이도 똑같이 길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이 멤버를 다른 무작위 사람들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출발 위치가 같아도, 사람이 바뀌면 길을 잃어버립니다. 즉, 단순히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성공할 조건을 갖춘 '특정 대원'이 필요했던 겁니다.
결국 거대한 탐험대를 꾸렸던 이유는 힘이 필요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수천 명 중 우연히 딱 맞는 출발 자세를 가진 '당첨자'가 포함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거대한 인공지능은 그저 이 운 좋은 소수 팀, 즉 '복권 당첨 티켓'을 찾아내기 위한 거대한 통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을 보는 눈을 바꿉니다. 무조건 크고 복잡해야 똑똑한 게 아닙니다. 거대한 덩치 속에 숨어 있는 작고 효율적인 길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진짜 실력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데이터 속에도 정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숨어 있습니다.